기업회생 절차와 부도의 차이: 홈플러스 사례를 중심으로

홈플러스가 2025년 3월 4일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유통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때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를 차지했던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 배경과, 기업회생 절차가 일반적인 부도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겠습니다.

 

 

기업회생과 부도의 차이 

기업회생절차

기업회생 절차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자, 주주·지분권자 등 여러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는 제도입니다. 사업의 재건과 영업의 계속을 통한 채무 변제가 주된 목적으로, 회사의 존속을 전제로 합니다.

부도(기업파산)

반면, 부도(기업파산)는 법인이 자신의 재산으로 모든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경우에 법원이 파산을 선고하고, 법인의 재산을 현금화하여 채권자들에게 권리의 우선순위와 채권액에 따라 분배하는 절차입니다. 영업종료를 전제로 채무자의 재산을 처분, 환가하고, 법인격을 소멸시키기 위한 제도입니다.

기업회생과 기업파산 선택의 기본적인 기준은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초과할 경우 기업을 존속시키는 것이 유리하므로 회생제도를,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초과할 경우 회사를 청산하는 것이 유리하므로 파산제도를 진행하는 것이 경제성의 측면에서 바람직하기 때문입니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진입 배경 

국내 3대 대형마트 중 하나인 홈플러스는 2025년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개시하며 별도의 관리인 선임 없이 현재 홈플러스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신청 이유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홈플러스는 2015년 MBK파트너스에 인수되었는데, 당시 인수금액은 약 7조 4천억 원이었습니다. MBK파트너스는 이 거액의 인수자금 중 4조 3천억 원을 홈플러스를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했습니다. 이후 홈플러스는 여러 점포를 폐점하고 부지까지 매각하며 부채를 갚아나갔지만, 팬데믹 시기에 급성장한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경쟁 속에서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더욱이 부산 가야점과 같이 매출이 좋은 매장들을 매각하면서 영업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고, 결국 차입금은 6.5조원까지 불어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월 말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이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고, 이에 홈플러스는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홈플러스의 현재 상황 

 

현재 홈플러스는 법원의 기업회생 절차 개시 결정에 따라 금융채권 상환이 유예되고 협력업체와의 상거래 채무가 전액 변제되는 등 금융 부담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홈플러스는 오는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며, 해당 계획안에는 흑자 전환 방안과 채무 변제 계획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홈플러스는 채무 변제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금융채권 규모가 약 2조원 수준이지만 보유한 부동산 자산이 4조 7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채권자들과 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업회생 절차가 공식화된 이후 일부 업체에서 상품권 수취를 거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빕스, 신라면세점, CGV 등은 이미 홈플러스 상품권 결제를 중단했으며, 향후 더 많은 제휴사들이 상품권 사용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홈플러스에 입점한 일부 업체들이 1월 매출 정산을 받지 못했다는 보고도 있어 납품업체와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회생절차 과정에서는 급여, 세금, 임대료 등의 필수 채무가 우선적으로 변제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경우보다 상품권 대금 지급이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약 10만 명 이상이 홈플러스를 생계 터전으로 삼고 있어 고용 불안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법원 감독 하 회생 절차 

회생 절차가 개시된 후에는 채무자의 업무 수행권이나 재산의 관리처분권이 법원에 의해 선임된 관리인 또는 관리인 불선임 결정에 따라 관리인으로 보게 되는 채무자의 대표자에게 이전됩니다. 이러한 관리인 등의 행위는 법원의 감독 아래 놓이게 되며,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정한 사항에 관해서는 법원의 허가결정을 받은 경우에만 유효하게 됩니다.

홈플러스의 경우 법원은 별도의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고 현 경영진이 계속해서 회사를 운영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는 법원이 홈플러스의 사업성과 경쟁력 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홈플러스가 조기에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향후 전망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는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향후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이 계획안이 법원과 채권자들의 승인을 받아야 회생 절차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회생계획안에는 부채 상환 계획, 매장 구조조정 방안,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전략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MBK파트너스가 기업 회생 직전까지 기업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점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연금이 홈플러스에 약 6천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국민 자산의 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보유 부동산 자산이 금융부채보다 크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볼 수 있으나,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과 소비 트렌드 변화 속에서 대형마트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성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소비자와 납품업체, 직원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마무리 

기업회생 절차와 부도는 모두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위한 법적 절차이지만, 그 목적과 결과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기업회생은 기업의 존속과 정상화를 목표로 하는 반면, 부도(파산)는 기업의 청산과 법인격 소멸을 전제로 합니다.

홈플러스의 경우 현재는 기업회생 절차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법원은 사업성과 경쟁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여 현 경영진이 계속해서 회사를 운영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상품권 사용 중단, 납품업체 대금 미지급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향후 경영 정상화 과정에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홈플러스의 회생 성공 여부는 결국 대형마트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된 유통 환경 속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또한 우수한 입지에 위치한 부동산 자산을 어떻게 활용하여 부채를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낼 수 있을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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