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025년 4월 21일 월요일 오전 7시 35분(바티칸 현지 시간) 향년 88세로 선종했다는 소식입니다. 2013년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퇴위 후 교황직을 수행해 온, 로마 주교이자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은 전 세계에 큰 슬픔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
케빈 패럴 추기경은 바티칸 TV를 통해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깊은 슬픔으로 우리의 성부 프란치스코의 선종을 알려드립니다. 2025년 4월 21일 아침 7시 35분, 로마의 주교 프란치스코가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본명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Jorge Mario Bergoglio)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틴 아메리카 출신 최초의 교황으로, 최근 중증 폐렴으로 투병하다가 선종하셨습니다. 그는 선종 하루 전인 부활절(4월 20일)에 성 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절 예배자들을 맞이하며 마지막 축복을 전했습니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생애와 활동
프란치스코 교황은 12년간 재위하며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가장 우선시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성자"라고 불렸으며, 2천 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남미 출신, 예수회 수도사 출신 교황이었습니다.
그는 취임 초기부터 관례를 깼는데, 화려한 관저 대신 사제들의 기숙사에 거주했고, 역대 교황들의 순금 십자가 대신 투박한 철제 십자가를 착용했습니다.
교황으로서의 첫 미사에는 바티칸의 청소부를 초대했으며, 평생 빈민가와 죄수들을 찾아 발을 씻기고 입을 맞추는 등 겸손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또한 교회 개혁에도 적극적이었는데, 가톨릭의 성추행 문제를 사과하고 교회가 부정해 온 동성애자와 성전환자를 축복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한국을 각별히 아꼈습니다.
그가 즉위 후 선택한 아시아 첫 방문지가 한국이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애정이 잘 드러납니다.
2014년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4박 5일간 한국을 방문했으며, 이는 그의 즉위 후 세 번째 외국 방문이었습니다.
방한에 앞서 윤지충(1759∼1791) 바오로를 비롯한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의 시복을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이뤄진 시복식은 한국 천주교회 역사상 세 번째였습니다. 특히 과거 두 번의 시복식은 모두 로마에서 열렸던 반면, 세 번째 시복식은 교황이 직접 한국에 와서 진행했다는 점에서 특별했습니다.
방한 기간 동안 세월호 참사 유족을 위로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나 꽃동네 장애인 등 고통받거나 소외된 이들과 만나며 한국 사회에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었습니다.
역대 한국인 추기경 중 절반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했고, 2027년 '세계청년대회'(WYD) 개최지를 서울로 결정해 교황의 4번째 방한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25년 봄에는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이 확산해 큰 피해가 발생하자 위로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2025년 3월 28일 한국 가톨릭교회와 행정 당국에 보낸 전보에서 "교황은 한국 여러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생명의 위협과 피해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025년 희년 선포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마지막 주요 활동 중 하나로 2025년을 희년으로 공식 선포했습니다.
그는 2025년 5월 9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성문 앞에서 칙서 「희망은 실망하지 않는다」를 통해 희년을 선포했으며, 이 희년은 2025년 12월 24일부터 2026년 1월 6일까지 이어질 예정이었습니다.
후임 교황 선출 절차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바티칸은 공식적인 애도 기간에 돌입했으며, 이와 동시에 새 교황 선출 절차가 시작되었습니다.
'교황 장기간 공석기(Papal Interregnum)'라 불리는 이 시기는 전임 교황이 선종한 후부터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기까지의 과정을 의미합니다.
후임 교황 후보로는 루이스 타글레 추기경(67세, 필리핀 출신)과 페터 에르도(72세) 추기경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타글레 추기경은 첫 아시아 교황 후보로 꼽히며, 페터 에르도 추기경은 헝가리 부다페스크 대주교로 유럽주교회의협의회 대표를 두 차례 맡은 경험이 있습니다. 추기경 선거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럽 추기경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세계인의 애도물결
교황의 선종 소식에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애도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총리 조르자 멜로니는 그를 "위대한 인물, 위대한 목자"라고 표현했고, 유럽 집행위원회 의장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은 "그는 가톨릭 교회를 넘어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겸손함과 소외된 이들을 향한 진정한 사랑으로 영감을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연민, 겸손, 영적 용기의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된 이들을 위한 봉사, 교회 개혁, 종교 간 대화 증진 등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그의 선종은 가톨릭 신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큰 상실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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